신자유주의 세미나: 성곽 밖의 사람들, 성채 안의 사람들
2008년 3월 19일 하비, 신자유주의 역사 (이주희/이화여대)
조한혜정: 요즘 신자유주의를 연구해야 하는 때이고, 곳곳에 근대의 망치가 울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신자유주의 공부를 다들 하고 싶어해서 수업 내용을 동영상과 소리 파일로 올려요. 여기에 오지 않더라도 환경운동연합이나 대안학교 현장에서 공부하고 싶어합니다. 같이 공부를 하면 좋으실 분들도 다들 너무 바빠요. 대학에서 논문 제조 공장을 차려서 대학생들도 이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데 다들 너무 바빠진 상태에요. http://emergingworld.metaschool.org에서 볼 수 있습니다. 특강은 7번을 하고, 지금은 조금 시대가 달라져서, 옛날에는 각자가 근대적인 목소리로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면 되는데 요즘에는 모두가 공통의 텍스트나 성경 같은 것을 가지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모든 경전을 해체한 시대를 지나서 다시 경전과 원전을 가져야 하는 시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는 책 읽기를 중심으로 공부를 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가장 책 읽기를 훌륭하게 하신 선생님들을 모시고 수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첫 번째 수업입니다. 이주희 선생님께서는 언제 한국에 오셨죠?
이주희: 제가 96년에 학위를 받고 96년 겨울에 서울에 왔고요. 그리고 1년 있다가 97년에 IMF 구제 금융 신청 위기가 터졌고요.
조한혜정: 그 때 오셔서 신자유주의 이야기를 하시길래 저는 그 때 너무 무식해서 ‘신자유주의가 뭐야?’(웃음)라고 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 때 이주희 선생님은 계속 답답했을 텐데요. 이 문제가 피부로 온 것은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2004년쯤인 것 같아요. 실제로 이 문제가 피부로 와서 도대체 이게 뭔가, 사람들이 궁금하다고 속닥거리다가 이게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분석되고 있구나하고 실체를 슬슬 보기 시작한 것이라, 지금 늦은 감이 있지만 굉장히 시기 적절한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엄기호: 문화학과 박사과정에 있고 엄기호라고 합니다. 제가 이주희 선생님 소개를 준비 해왔습니다. 과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과 작년에 쓰신 시론에 있는 사진이랑 두 사진이 너무 달라서 보여드리는데요, 이 것이 이대 사회학과 홈페이지에 올려져 있는 선생님 사진이고요. 그 다음 사진이 쇼킹합니다. 제가 선생님 소개를 하려고 논문을 다운받아 읽어보다가 우연치 않게 발견한 것이, 작년에 쓰신 시론을 다운 받았습니다. 저는 10년 전에 선생님을 조한혜정 선생님 방에서 처음 뵈었고, 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 선생님이 아니라 다른 선생님이야! (이주희: 저건 확실히 뽀샵의 힘이 아닐까 하는데…………)
이주희 선생님 소개를 드리면서, 선생님이 쓰신 글이랑 인터뷰하신 것들 중에서 선생님이 어디에 관심이 있으시고, 어떤 일들을 주로 하셨는지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을 몇 개 뽑아서 만들어 가져왔습니다. 주요 경력을 보면 너무 긴데, 대부분 노동과 여성 그리고 고용 문제, 임금, 한국에서의 노사관계에 대해서 주로 하셨고, 최근에는 비정규직 여성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시고 계십니다. 연구 실적도 신자유주의와 세계화, 계급 타협, 여성 공무들에 관해서 주로 하고 계신데요. 선생님의 생각을 저는 여러 개를 뽑아보았는데,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작년에 민주노총에서 고용/임금/복지의 연대 전략에 관한 세미나를 하는데 가셔서 논평하신 것(첨부)이 제가 생각하기에는 선생님의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 토론자로 참여하신 내용을 누가 요약해서 올려놓았더라 고요. 그것이 선생님의 생각을 잘 보여줍니다. 그 때 민주노총에서 산별노조로 전환하고 난 후 임금과 고용과 복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관해 논의 하는데, 그 때 선생님의 말씀이 제조업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그리고 임금에 대한 관심이 너무 높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현대차 노조가 왜 임금에 집착하는가? 그것은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이라는 현대자동차에서 고용에 불안을 느껴 벌 수 있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벌고자 한다. 특히 IMF 이후 고용이나 고용의 질 문제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하셨고, 뒤에도 보면 주로 그런 내용들로 논의를 많이 푸셨어요. 그리고 뒤에서 보면 여성과 고용문제를 많이 하셨고요, 오히려 직군분리제가 칭찬을 받았을 때도 이것이 고용을 어떻게 악화시키는가를 연구하시는 글이라든가. (이주희: 그러다가 제가 소외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직군분리제 반대하는 사람이 저 밖에 없어서요.) 오늘 강의 함께 들으시고 토론에 많이 참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주희: 이런 소개는 처음이네요. 저기 이화여대 사회학과에 있어서 옆 동네에 있어서 쉽게 왔다고 하면 좋을 텐데. 지금 이 자리가 문화와 성 세미나였죠. 그래서 문화와 성에 관심을 가진 선생님들이 오셨을 텐데요, 저는 문화적으로도 피폐한 생활을 하고 있고 성에 대해서도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잘 천착한 주제는 아니라 당황했습니다. 예전에 문화과학에서 원고를 써달라고 해서 3일 동안 쓰느라 죽을 뻔한 것이 있는데, 거기서의 문제의식은 보통은 외환위기 이후에 우리가 신자유주의에 대해서-저는 그 때도 이렇게 되겠구나-예전에 안 그랬던 시기도 알고, 안 그랬던 사회도 안 사람으로서 굉장히 크게 사회적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겠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이 것이 즉각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상태가 이렇게 빨리 전개된 것이 놀라웠어요. 이 것이 ‘문화와 성 연구 세미나’이기 때문에 여성과 관련시키면, 신자유주의는 여성에게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했습니다. 텔레비전만 봐도 예전에 집에 있던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하고, 신자유주의가 경쟁을 독려하기 때문에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가 잘 살 수 있지 않느냐는 착각 속에서 살기도 하는데 보통은 평등한 기회를 주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이미 격차가 벌어진 상태에서 경쟁을 준다는 것은 불평등한 격차를 재생산한다는 것이거든요. 특히 여성은 돌봄 노동에 많이 종사하니까요. 돌봄 노동은 신자유주의가 그렇게 좋아하는 것은 아니에요. 신자유주의에서는 경쟁에 온몸을 던질 때만 성공할 수 있는 것이고, 돌봄 노동은 경쟁 이외의 것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고,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사회에서 뒤쳐지게 되는 것이고, 그래서 여성에게 별로 좋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신자유주의 하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잘 되었다-그것도 아니에요. 데이비드 하비는 문화인류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정치경제학적으로 접근을 합니다. 데이비드 하비는 문화인류학자이시면서도, 정치경제학적인 것도 잘 다루고 계세요. 계급적인 통찰력도 있고요. 그래서 데이비드 하비의 <신자유주의>를 처음부터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하비가 이야기하는 것 중 재미있는 것은 신자유주의를 일종의 계급적인 의도된 기획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일 처음에 유명한 신고전주의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어떻게 시카고 보이즈를 만들었고………… 여기 (학교에도) 시카고 출신이 많이 계시지만, 시카고 대학이 상당히 보수적인-경제학과가 특히 보수적이고요. 이 책에도 나왔지만 남아메리카가 좌파 이데올로기의 온상이 되었을 때 그것을 중화시키자고 남아메리카의 경제학자를 많이 데려다가 시카고에서 교육을 시켰습니다. 제가 위스콘신에서 공부할 때 글로벌 스터디즈 프로그램에서 칠레 재무부 장관을 불러 키노트 스피커로 강연을 했는데 굉장히 전율이 날 정도로 신자유주의가 칠레에 어떤 좋은 것-피노체트를 무너뜨리고, 아옌데 정권이 얼마나 무능하고-그것을 토로하는 것을 봤거든요. 그래서 이것(신자유주의)이 미국에서 계급적으로 기획된 프로젝트라는 것이 의미 있는 관찰이었습니다. 로날드 도어(Ronald P. Dore)-British Factory를 저술한 영국의 유명한 노동사회학자죠-는신자유주의에서는 전세계 최상층 계급들이 점점 더 자기 사회와는 동떨어져가며, 최상층끼리 똘똘 뭉쳐서 어떤 의미로 자신들을 재생산 하고, 그들은 자기네 나라의 다른 계급보다 다른 나라의 최상위층과 더 말이 잘 통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가 신자유주의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신자유주의 이전의 세계는 무엇이었나?-이 자리에는 그 이전의 세계를 경험하지 못하고 태어나신 분이 대부분일 거에요. ‘전후타협’이라는 것은 정치경제학에서 이야기되는 것인데, 전후타협이라는 것은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자본의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 임금 향상, 자본주의가 선순환되는 것을 이야기해요. 여기에 케인즈주의자(케인지안)도 들어가고요. 그 전에는 계급 투쟁이 계속 있었고, 사회가 굉장히 불안한 상태에서 노동자 계급을 어떻게 다스릴까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 때의 노동운동은 자본의 사유재산권을 완전히 인정하고, 자본주의 생산 체계를 어떻게 향상할까 하는 생각을 하고, 단체교섭을 통해 임금 인상을 얻었던 때에요.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얻은 것은 자본가에게도 나쁜 것은 아니었어요. 케인즈의 총수요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노동자가 돈을 많이 벌게 되니까요. 내 공장의 노동자는 노동자이지만, 다른 공장의 노동자는 소비자거든요. 노동조합이 임금인상을 위한 압력을 넣는 것이 나쁜 것이 아니고, 이것이 안정적인 선순환-자본가는 투자의 인센티브를 갖게 되고-을 만들어 내면서 안정적으로 돌아가던 사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임금이 올라가니까 계속해서 생산성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올리고, 임금도 올라가고, 이런 상태가 70년대 후반 오일쇼크가 일어나기 직전까지의 상태였습니다.
우리가 신자유주의라고 부르는 그 위험의 징조는 약 60년대 말부터 있었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된 embedded liberalism-저는 보통 ‘잠재된 자유주의’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착근된 자유주의’라고 번역되었죠?-에서 경제적 자유주의는 모든 것에 국가의 개입이 없이 자유적으로-개입은 최소화하고 모든 경제가 자본주의 원칙에 맞게 잘 되도록, 국가는 역할을 최소화는 것입니다. 여기서 embeded라는 것은 그런 형태로 진행이 안되었다는 것이죠. 실제로 개별 국가의 정책 자율성이 엄청나게 컸고, 무역은 어느 정도encourage 했지만-왜냐하면 1차 세계대전 때 일어난 관세 전쟁 때문에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것이나 다름이 없어서-2차 대전 이후에 무역은 encourage하지만, 자본 이동은 좀 자제하도록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굉장한 불안정성을 유도하기 때문이었죠. 산업자본가에 비해 금융자본가가 득세하는 것이 그렇게 좋은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Bretton Woods에 모여서 고정환율제를 선택하고, 자본을 자유롭게 이동하지 못하도록 합의를 한 것이 이런 배경이었습니다. 이런 Embeded liberalism이 여기서 말하는 ‘전후타협’이라고 하는 그 안정된 노자관계, 안정된 임금향상에 기여를 했고요. 그런데 60년대 말에 이런 것들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왜냐면 은행가들은 이런 상태를 안 좋아했거든요. 자본의 이동이 자유롭고 이자율이 높을 때 돈의 가치도 높아지거든요. 이 때 슬슬 런던과 뉴욕에 돈이 모이기 시작했고, 특히 더구나 미국이 월남전 적자로 위기에 처해있었어요. 자기들이 고정통화를 유지하고 살기도 힘들고, 빚도 많아져서 닉슨이 달러를 10% 평가 절하했어요. 그 때부터 금융의 세계화가 서서히 진행되기 시작했고, 금융의 세계화는 어떤 면으로 예측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무역의 세계화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한미 FTA를 봐도 농민들은 ‘무역은 무슨 무역’이라고 말하고, 무역에서는 보호할만한 인센티브 집단이 있었어요. 보통사람들에게 ‘금융의 세계화’는 무슨 뜻인지 잘 감이 안 오는 것이지만, 은행가에게는 의욕이 있었고 로비를 했어요. 당시의 일련의 사건들이 Washington Consensus를 불러일으켰어요. 그 핵심은 금융의 발본지는 런던과 뉴욕이었지만, 오일 쇼크 이후에 오일을 생산하는 부자 나라가 달러를 엄청 가지게 되었고 그 돈을 써야 하는데 미국에서는 IMF를 통해서 안정적으로 서서히 돈을 풀었죠. 그 때 남미의 파퓰리스트 정권이 이 돈을 엄청 빌려서 나눠주고, 자기들도 돈을 많이 축적했죠. 부패한 정부 관리들이 착복하고 쓰다가 금융위기가 오게 된 거에요. 80년대 초반 멕시코에 페소화 위기가 있었고, 아르헨티나에도 경제 위기가 왔고요. 이런 나라들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니까 채권국들이 빌려준 돈을 돌려받아야 하잖아요. 이 때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라가 미국과 영국 같은 나라이고, IMF는 환율이 불안정한 나라에 돈을 빌려줘서 안정화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IMF는 저개발국에 돈을 빌려주고 받아내는데 혈안이 되었고요. 이들의 일련의 세력이 미국 재무부와, 월드뱅크, IMF였습니다. 이 policy 그룹이 서서히 Washington Consensus를 만들어 냅니다. 돈을 빌려주면서 이들이 경제성장을 하도록 해야겠다는 그 핵심이 ‘조건부 차관’이라는 것이에요. 그 조건은 ‘신자유주의적인 구조조정’을 하라는 것입니다. 조건에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은 재정 적자를 크게 유지하지 말고 이자율은 높게 유지해라,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해라, 시장의 유연화와 구조조정 등 우리가 본 일련의 사건이 이 ‘조건부’였어요. 우리도 IMF를 겪었지만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 이자율의 20%로 치솟고, 소비를 진작해야 하는데 오히려 소비가 줄고, 그러면 일반인들의 위기가 굉장히 가중되거든요. 그래서 ‘더 이상 못살겠다!’가 되는 거죠. 하비의 책 뒤를 보면 50년이면 충분하다, 더 이상 세계 금융기구들에 휘둘리고 싶지 않다는 저개발국 운동들이 일어납니다.
국제세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는데, 우리가 보는 노동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이 결과 우리가 겪게 된 ‘세계화’라는 현상도 있거든요. 세계화가 신자유주의적 조건부 차관과 금융의 자유화와 다 연결이 됩니다. 노동의 세계에서는 그 당시 유행하던 포디즘이라는 것-전후 타협의 기본이었던-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거에요. 포디즘은 대량 생산을 기본으로 하는데, 기술의 도움을 받아 돈과 상품의 이동이 빠른 상태에서는 대량생산을 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잔뜩 만들었는데, 일본이 조금 더 예쁜 것을 만들었어요. 그러면 내가 만든 것이 쓸모가 없어져요. 다품종 소량생산과 유연 전문화라는 것을 들어보셨죠? 유연전문화가 되면 핵심 노동자, 핵심 기술자의 역할-모든 것을 알고 새로운 것을 제안할 수도 있는 이런 사람들의 역할이 커지게 됩니다. 그 사람들에게 돈을 많이 줘서라도 끌어 앉고 싶어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끌어 앉게 되면 노동비용이 많이 올라가니까 비용이 많이 올라가잖아요? 그래서 나머지는 비정규직 벨트로 둘러싸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비정규직이 증가하게 된 것이고, ‘이런 이유로 우리는 비정규직을 쓸 수 밖에 없다’, ‘세계가 이렇게 되었는데 왜 자꾸 비정규직을 쓰지 말라고 하느냐’는 말에는 경제적 근거도 있고 그래서 그렇게 많이 쓰나 보다 하고 생각하게 되죠. 이 것이 단지 사용자가 악의적으로-물론 악의적인 면도 있다고 저는 생각하지만-전세계적인 불안정 능력에 따른 연봉제 철폐, 평생직장 해소에 많이 기여하게 된 것이죠. 우리나라, 미국처럼 신자유주의와 보수정치를 가진 나라와 다르게 유럽에서는 사회주의 정당, 노동자 정당이 있었는데 이런 나라에서조차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역량이 줄어들게 됩니다. 재정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면, 공격이 들어오고, 돈이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하비는 신자유주의는 애초에 계급 권력을 해소하기 위한 것-시카고 대학도 결합되었고, 우파의 Thinktank가 Refine된 이데올로기를 전파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이 소득에 관한 것입니다. 자본 소득에 대해서는 조세감면-투자활성화를 해야 하니까-하지만, 봉급에 대해서는 조세를 유지합니다. 로날드 도어(Ronald P. Dore)는 국제 학회에 오셔서-지금 80세 정도 되셨는데-일본은 신자유주의에 오래 저항한 나라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물론 비정규직은 여자에게 집중적으로 주곤 했지만, 정규직을 유지하려고 했고 ‘우리 회사 사람을 줄이느니 내가 할복하겠다’ 그런 정서에서부터 시작해서 우리와는 다른 노사관계를 가진 나라입니다. 86-89년까지 봉급생활자의 임금인상률은 14%였고, 이사급, 디렉터들과 임원급의 인상률은 21%, 같은 기간 주식 배당금 증가율은 6%였어요. 신자유주의가 몰아치기 전이죠. 신자유주의가 몰아친 2001-5년에 봉급생활자의 임금인상률은-6%, 실제로 임금이 동결된 상태가 헤이세이 불황 그 기간 내내 유지되었거든요. 임원급은 97% 증가, 주식 배당금은 174% 증가했어요. 이것은 하비의 책에서 나오는 대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포스코의 일용직 근로자, 노동자들이 데모할 당시 ‘교섭을 포스코와 하고 싶다’, ‘우리는 하청 일용직 회사에 고용되어있지만 실제 가서 일하는 곳은 포스코이다’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이런 난리가 났을 때 포스코도 민영화되면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높아졌거든요. 민영화 덕에 잘 나가는 기업이 되었고요. 그런데 일용직 아저씨들의 임금은 안 올랐습니다. 일용직 아저씨들의 임금이 안 올라가니까 숙련된 기술자들이 오지 않아요. 지금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죠. 우리나라가 플랜트 수출-외국에 공장을 많이 지어주면서-로 돈을 많이 벌었는데, 그 임금으로 아무도 일을 안 하니까 그 쪽 인력을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당시 선견지명(?)이 있던 사람들은 포스코 주식배당금으로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었어요. 돈의 이동이, 임금 노동자에게서 깎인 돈이 어디로 가는가는 굉장히 분명합니다. 저는 이것이 시정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자본주의를 거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임금 소득 분배율이 이렇게 악화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들께서 한번 이런 문제를 주변에 제기해보세요. 그 다음의 반응은 그래도 민영화되니 경영이 효율적이 되지 않느냐,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이런 반응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 반응은 자연스럽게 이 책에 있는 ‘동의’라는 주제로 넘어가게 합니다. 하비 교수는 분명히 ‘동의의 구축’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우리도 이번 선거를 통해 경험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라서 그러는가? 택시운전수가 신자유주의 정권이 들어선다고 자신이 타워팰리스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은 거에요. 하지만 이 체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 것이죠. 어떤 사람은 ‘어쩔 수 없어서 하는 건데?!’라고 말한다면 이것이 동의일까요, 아닐까요? 저는 이것도 동의라고 생각해요. 동의는 그람시의 헤게모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데, 그 핵심은 부르주아의 헤게모니가 정립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대안을 없애는 일이거든요. 신자유주의를 안 하면 무슨 대안이 있느냐? 우리나라는 전혀 좌파도 아니었던 정권이 ‘무능한 정권이고,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대안이 없는 것이죠. 신자유주의가 유일한 대안이라고 여겨지고 그것을 벗어날 수 없을 때, 그걸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게 동의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책에서는 미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신자유주의적 동의가 이루어졌고, 또 영국 대처정부에서 노동조합 깨부수기를 하면서 신자유주의 동의를 형성하는데 ‘노동자는 더욱 유연해져야 한다’고 이야기하거든요. 이 책에서 나오듯이 ‘노동자가 유연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대한 이야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연관되는 탁월한 사례가 많은데 예를 들어 ‘노동조합이 경직적이다’라는 이야기요. 우리나라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매일 그렇게 파업하니까 비정규직이 많아지고 상황이 나빠진다-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한 아웃사이더에게는 노조도 경직성의 대표고, 이것도 때려 부셔야 할 것으로 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서는 신자유주의 국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죠. 저는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에요. 신자유주의 국가가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긴장과 모순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에 관해 잘 분석했다고 여겨지거든요. 왜 긴장과 모순 상태에 놓이게 되는가? 첫 번째는 ‘시장의 실패’가 많기 때문이고, 거기서는 외부 효과를 통제하지 못해 발생하는 환경오염같은 문제가 생기가 때문이고요. 그리고 매력적이지만 ‘소외적 개인주의’가 인간이 바라는 최상의 상태가 아닐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민주적 통치라는 것이 의회민주주의 하에서 존재하긴 하지만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한 기구에 모든 결정을 맡기는 것이 있죠. 예를 들어 IMF의 최상위 결정자를 보세요.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많은 것이 일어나게 되죠. 그리고 제일 재미있었던 것은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개입을 굉장히 싫어하잖아요. 시장의 개입 없이 시장이 자유롭게 작동하도록 하려고 하지만, 금융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나잖아요. 미국에서 일어나듯이. 이것을 해소하고 제거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 이것은 내적 모순이라고 할 수 있죠. 왜 개입을 최소화 해야 한다고 하면서 맨날 개입하려 드는 것인지. 칼 폴라니(Karl Polanyi)의 '대변혁'(Great Transformation)이라는 책을 보신 적이 있나요? 칼 폴라니는 경제인류학자에요. 칼 폴라니가 대변혁에서 말하는 핵심은 시장경제라는 것을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시장 자유주의를 만들기 위해, 그 상태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폭압적 개입이 이루어지고 있고, 원래 호혜성에 기반한 커뮤니티 원칙이 인간이 자연스러운 것이고 시장이 이례적인 것이다란 거꾸로 된 해석을 제시해 주는데요. 시장 강화를 위해서 엄청난 권위주의가 개입되는데, 국가와 신자유주의가 공존이 어려운 것, 이 부분이 아까 말씀 드린 그 금융 시장 규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재-규제해야 하는 것을 없애야 하는 것이죠. 신자유주의는 경쟁을 추종하지만 오히려 독점 상태을 낳고, 이런 상태의 신자유주의는 파퓰리즘, 파시즘 정치체제의 반격을 받을 수 있따는 것이죠.
정치경제학에서 안 다루는데, 하비가 다루는 것은 ‘신보주수의’라는 거에요, 종교적인 근본주의(Fundermentalism)도 들어가고요. ‘가족의 소중함’ 이런 것 강조하는 것이죠 미국의 신자유주의 세력은 자신이 정권을 탈취하기 위해 신보수주의 세력을 껴안았어요. 신자유주의는 원칙적으로 가족이 있건 말건 일만 하면 되는데, 그런 신자유주의자들-마켓 원칙에 충실한 이들-이 신보수주의를 껴안아서 반 페미니즘, 인종주의적인 색체와 같은 그런 보수적인 요소(element)가 강화되면서 미국에서 그런 이데올로기로 계속해서 선거에 이겨온 것이죠. 하비가 볼 때는 ‘신보수주의의 포용이 더 위험한 것이다’ 그 말도 되게 재미있었고요. 그리고 근본적으로 신자유주의의 축적방식은 ‘탈취에 의한 축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들, 그리고 노동에 대한 공격이 노조를 와해시키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들고, 그 다음에 신자유주의가 세계화와 맞물리면서 가장 낮은 노동 조건으로 가려는 것과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설명하죠. 신자유주의의 수사는 ‘만인의 이익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지만 실제는 ‘소수에게만 이익이 되는 상황’이고, 이 상태의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지요.
단 하나 이 책에서 아쉬운 것은 신자유주의를 잘 분석하고 본질을 파악하고 있지만, 그러면 대안이 도대체 뭐냐는 것이거든요. 여기서는 계급 이야기가-하비 교수는 저와 유사한 생각을 가졌다고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계급정치가 쇠퇴하게 된 것에 관한 생각이거든요.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포스트모던은 굉장히 래디컬하고 사실 신자유주의와 상관없는데 이 책에서는 이 둘이 공전이 너무 잘 되었다고 지적하거든요. 신자유주의가 모든 것을 해체시켰어요. 특히 예전의 계급 정치를 다 해체시켰거든요. 포스트모던 이데올로기가 어떤 면에서 그것을 받쳐준 것 같은 역할을 하면서, 그러면서 대안을 찾기 어려워지죠. 한가지 방법은 계급으로 돌아가는 것이 있죠.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뭔가 미진한 것이 있고. 그것이 답을 줄 것 인가, 그것도 불안하고요. 그렇다면 반 시장, 반신자유주의가 합치되어서 어떻게 힘을 얻을 것인가. 이 것은 한 학기 강의를 통해서 여러분이 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굉장히 좋은 일이 될 것이고요. 이 책에서 신자유주의 분석에 할애된 것에 비하면 대안에 할애된 것은 굉장히 조금이고 그 대안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거든요.현실 파악에는 도움이 되지만요. 이런 류의 대안 제시로 제가 여러분에게 추천했던 것은 앤서니 기든스의 ‘좌파와 우파를 넘어서’였습니다. 일종의 신자유주의에 대한 답의 일부로 사회투자국가라는 것도 있고, 이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이 책은 신자유주의 하에서 서바이브 하는 법을 쓴 것입니다. 앤서니 기든스는 영국의 유명한 사회학자이고, 부시의 푸들이라고 불리는 블레어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사람입니다. 신자유주의 국가라는 것은 기존의 좌파 정권이 무능했으므로, 그것을 넘어서서 신자유주의의 활력도 받고, 좌파가 지향한 평등과 형평성 등을 더해서 여러 이데올로기를 합해서 잘 나가보자는 주장이고,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그 한계가 너무 크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대안은 사회투자 국가론이 있습니다. 그것은 복지를 통해 분배해서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복지를 사회에 대한 투자로 여기자는 것인데, 이것이 우리나라는 나온 배경은 이해가 가요. 우리나라에서 복지를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라도 해서 복지를 쓰는 게 어떨까? 그러나 그게 가진 명명백백한 한계가 있거든요. 기회 평등을 훨씬 중시한다, 왜냐하면 재분배가 잘 안되므로. 하지만 기회 평등이라는 것은 얼핏 들으면 좋지만 한번 생각해보세요. 엄청난 기회불평등이 있는 사회에서 어릴 적부터 헤드 스타트를 해준다고 해봐요. 미국에서 시행 해봤더니. 그 때 당시는 좋은 것을 먹고, 덧셈도 조금 더 잘하지만, 그러나 20년 후에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와 미들 클래스에서 자란 아이와 비교하면 성공 가능성이 낮죠. 기회평등이라는 것은 어른들에게 있는 기회불평등을 해소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얻기 굉장히 힘든 것이에요. 그리고 신자유주의의 이념을 받아들이면서 그것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죠. 사회투자국가에서는 비정규직에 관해서, 인간에 대한 투자를 하면 마치 비정규직 문제도 사라질 것처럼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러나 비정규직이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가 안 되어서 현재 남아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 문제들과 대안 담론으로서 기든스 같은 학자들을 함께 생각해보세요. 일정 정도는 클린턴도 그 정도였어요. 사회투자 이념은 클린턴과 블레어가 이끌어갔죠. 우리나라도 일정 정도 그 영향을 받고 있고요. 이것들도 함께 신경을 써보시길 바랍니다. 그 외에는 대안 담론이 별로 없습니다. 저도 죄송하지만, ‘이 것을 하면 다 될 것이다’ 하는 것도 없고. 우리가 Collective 지혜를 짜고 모아서 한번 기획해볼 수 있는 것 같아요. 강의는 여기서 마치고 토론을 해볼까요?
조한혜정: 우리가 고민했던 문제를 너무 잘 정리해주신 것 같습니다. 데이비드 하비의 이 책(신자유주의)은 너무 좋은 책이라 다들 읽으면 신자유주의에 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기본적으로 금융이 주도하는 세상이 된 것을 다들 알아차린 것 같은데, 그것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이냐 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것이 너무 거대하고, 속도가 빠르고,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인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아까 말씀하신 ‘동의의 구축’의 과정에서 대중 매체가 엄청나게 대단한 역할을 하고 있고요. 좌파와 우파의 역학-지금 많이 ‘정치적인 것의 귀환’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치를 좁게 규정하면서 실제로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지 못했던 좌파 정치의 실패에 관한 여러 가지 논의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해 주신 것을 토대로 집중적으로 토론하면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5분 쉬었다가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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